2012. 1. 5. 04:06ㆍPhoto - 출사지
인공폭포가 있었습니다. 바위와 식물을 이용해 아름다운 풍경을 모사해 놓았습니다.
인공폭포 바닥에 다슬기가 많았어요. 갑자기 재첩국이 떠 오르는걸 보면 이제 슬슬 배가 고픈가 보네요.
조금 특별한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겸재 정선이 그렸다는 금강산도를 재현해 놓은 모형이었는데요.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한 금강산의 모습에 정성이 묻어 있었습니다. 불현듯 등산이 하고 싶어지네요. 전 역마살이 분명한가 봅니다.
석창원을 나와보니 본격적인 연밭이 시작되는군요. 약간 철이 지나, 조금 시들어진 모습이지만, 그래도 연밭은 늘 이색적입니다.
연밭 사잇길에서 소년과 소녀가 뛰어놀 것만 같군요.
연밭에 눈멀어 있다가 강이 서운할까봐 반대편을 바라보았습니다. 산그늘이 멋지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잠깐! 연줄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저 붉은 것은 무엇일까요?
강아지는 절대 먹지 않는다는, 강아지풀입니다. 손가락보다 훨씬 길던 강아지풀, 지나가는 사람마다, "이거 강아지풀 맞아?"라고 물었습니다.
두물머리를 코앞에 두고, 쓸쓸한 황포돛배가 강가에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황토로 물을 들인 돛을 단 배'라고 하여 황포돛배라고 한다지. 전국을 여행하면서 강가 주변에서 황포돛배를 종종 보곤했다. 소설 속에도 자주 등장하고, 노랫말로도 많이 쓰인 이 녀석은 한국의 정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듯 합니다.
하늘로 솟은 돛보다, 강 속으로 잦아드는 돛그림자가 더 깊어 보입니다.
한참을 서서, 저 배의 사공이 나라면.... 생각하다가 '저기 사진 좀 찍어주세요'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던 기억.
두물머리에는 네 척의 황포돛배가 있었습니다. 강 위에 세 척, 육지에 전시되어 있는 한 척.
자! 이게 그 유명한 400년 묵은 느티나무에요. 많은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던 조상님이라 그런지, 포스가 느껴집니다. 헬기로 찍지 않는 한, 전신사진을 찍지 못할만큼 커다란 느티나무! 아쉽게도 울타리가 쳐진 채, 접근불가였어요.
두물머리 강가에 쭉~ 놓여있는 바위의자 위에, 하나, 둘, 셋이 모여 여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워, 무엇이 아득하여 이 곳에 와서 책을 읽고, 강을 바라보고, 간식을 먹는가! 그리고 난 이 곳까지 흘러들어 두물을 한 시간 동안 바라본 까닭은 무엇일까? '만남'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해 봅니다! 강과 강이 만나는 곳, 강과 연꽃이 만나는 곳, 강과 둑이 만나는 곳,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오전 8시에 출발하여, 오후 5시에 귀가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문득, 간식을 싸 갔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먹거리는 살짝 없었거든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주변 '소나기 마을'에 한 번 가고 싶네요.
사진 찍기 좋은 곳 시리즈
1탄 : 주산지(가을) (http://shininho.tistory.com/25)
2탄 : 항동철길(여름) (http://shininho.tistory.com/55)
3탄 : 문래창작촌(가을) (http://shininho.tistory.com/83)
4탄 : 서대문형무소(가을) (http://shininho.tistory.com/93)
5탄 : 남이섬(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40)
6탄 : 항동철길(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41)
7탄 : 안성목장(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44)
8탄 : 철원 고석정&삼부연폭포(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52)
9탄 : 두물머리(가을) (http://shininho.tistory.com/155)
10탄 : 교외선(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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