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텍스트의 한을 채색하다
텍스트의 恨을 채색하다 - 이청준과 임권택의 를 듣고 어릴 적 할머니 방 장롱 안에서 오래된 목거울을 본 적이 있다. 할머니는 세월의 주름처럼 죽죽 금이 간 거울을 가끔 꺼내 보셨다. 할머니는 명절만 되면 목거울을 쥐고 우신다. 나는 그것이 시집 올 때 가지고 온 예물이라는 것만 알 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울리는 한의 소리를 간혹 짐작할 뿐이다. 임권택의 한국화를 감상하기 전에 이청준의 텍스트 소리를 먼저 들었다. 이렇게까지 텍스트의 음역이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소리의 풍경과 북 장단은 작가의 고된 노력으로 어느 정도 시청각화 되었고 섬세한 풍경묘사도 일품이었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아름다운 꽃을 흑백 뷰파인더에 담은 기분이랄까? 한(恨)이라는 무의식과 소리라는 청각을 텍스트 안에 가둬..
201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