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춤추는 언니들, 추는 수밖에 - 황병승
2011. 10. 20. 08:19ㆍStudy - 詩
춤추는 언니들, 추는 수밖에
황병승
2층 사는 남자가 창문을 부서져라 닫는다, 그것이 잘 만들었는지 보려고
여자가 다시 창문을 소리 나게 열어젖힌다, 그것이 잘 만들어졌다는 걸 알았으니까
서로를 밀쳐내지 못해 안달을 하면서도 왜 악착같이 붙어사는 걸까, 더 큰 집으로 이사 가려고
바퀴벌레 시궁쥐 사마귀 뱀 지렁이 이 친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미움 받고 있는가 알기나 할까, 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없어서
아줌마 아저씨들은 ‘야 야 됐어’ 그런다, 조금 더 살았다고
그러면 다리에 난간은 뭐 하러 있나 입을 꾹 다물고 죽은 노인네에게 밥상은 왜 차려주나
그런 게 위안이 되지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빵 주세요 빵 먹고 싶습니다 배고픈 개들이 주춤 주춤 늙어가는 저녁
춤추는 언니들, 추는 수밖에
황병승,『트랙과 들판의 별』, 문학과 지성, 2007.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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