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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출사지

두물머리 (두 개의 물이 만나 연꽃을 피우다) - 사진 찍기 좋은 곳







* 오래 된 포스팅을 블로그로 옮겨 봅니다. DSLR을 가지기 전에는 갤럭시S로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했었죠.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지로 유명하고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한 양평 양수리의 두물머리에 다녀왔습니다. 북에서 쏟아지는 물과 남에서 치오르는 물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두물머리'라 칭합니다. 그 의미는 둘째치고라도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유명 관광지가 되었죠. 서울 분이라면 지하철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곳이므로 그야말로 근교여행의 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로가 워낙 쉬웠던 터라, 인터넷으로 살짝 검색 후, 스마트폰을 들고 무작정 떠났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합니다. 중앙성을 타고 쭉 가면 팔당댐을 지나 양수역에 닿습니다. 교통비가 왕복 4000원 안쪽이니 매우 알뜰한 여행이 되겠죠? 양수역에서 두물머리까지는 빠른걸음으로 15~20분 정도였지요. 중간중간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양수역 → 두물머리 (도보로 20분)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걸어가면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아래 지도의 파란색 에 있는 <세미원>을 지나, 빨간색 의 <두물머리 산책로>를 지나, 초록색 의 <두물머리>로 가시는 경로를 추천합니다.




두물머리(兩水里)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남과 북의 양 물결이 만나는 퍽 의미있는 장소네요.
예전에는 이곳의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도 정선군과 충청북도 단양군,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인 탓에 매우 번창했대요. 그러다가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육로가 신설되자 쇠퇴하기 시작하여,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고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되자 어로행위 및 선박건조가 금지되면서 나루터 기능이 정지되었습니다.
사유지이지만,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옛 영화가 얽힌 나루터, 강으로 늘어진 많은 수양버들 등 강가마을 특유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웨딩, 영화, 광고, 드라마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습니다. 사진동회회의 출사 장소로도 유명하죠.
볼 것으로는 두물머리의 나룻터, 황포돛배, 400년 이상의 느티나무, 강변 산책로, 석창원, 세미원 등이 있습니다.
그 주변으로 팔당댐과 양평소나기마을이 있어, 함께 가면 좋겠죠!


여행을 떠나볼까요?

아침 일찍 집을 나왔습니다. 오피스텔 문을 열고 정확히 마흔두번 발자국을 떼면 보라매역 3번 출구가 보입니다. 굉장하죠! 스마트폰 배터리가 든든한지, 블루투스 이어폰은 가지고 왔는지, 혹시 비는 안 오는지 확인해 봅니다. 모두 클리어군요! 서울의 지하소굴로 들어갑니다.


옥수역에 도착해서 중앙선을 찾아갔지요. 전 중앙선을 처음 타 봅니다. 놀랍죠! 중앙선은 1호선과는 다른 느낌이더군요, 약간 털털한 느낌이랄까요?
 

 
중앙선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타이밍이 안 좋았는지, 25분 정도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을 철로'라는 제목으로 고즈넉한 철로를 찍어보았습니다.

 
전차 안에는 등산객들이 우르르 몰려 타 있더군요. 양평쪽의 운길산, 청계산으로 산행을 가는 분들 같았습니다. 아주머니들이 '저 청년은 작은 가방 하나 매고 어딜 혼자 가는겨?'라는 눈빛으로 쳐다봤습니다. 주변을 둘러 보니, 산악인과 연인 커플 밖에 없더군요. 그래도 혼자 가는 여행이 여행의 진수라고 생각하고 활짝 웃으며 스마트폰으로 두물머리의 정보를 수집했답니다.


양수역에 내렸습니다. 강원도나 전라도의 한적한 기차역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양쪽으로 산이 있었고, 풋풋한 향기가 났으며, 저편으로 강이 언뜻 보였습니다. 희미하게 퍼져 있는 연잎도 하늘하늘거리고 있었습니다. 역을 나와 구글지도를 켜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역에서 1분거리에 '연밭'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레스토랑 음식보다는 건물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더군요. 건물 뒷편으로 가시면 아담한 정원과 멀찌감치 보이는 연밭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5분 정도 더 걸어가면, 삼거리 주변에 '양서친환경도서관'이 보입니다. 괜한 호기심에 안쪽을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장서도 많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더군요. 신기하게도 생명체가 저 뿐이었습니다. 으시시하더군요! 

 


도서관 맞은 편, 삼거리 너머에 '양서문화체육공원'이 있습니다. 공원 내부에는 그닥 볼꺼리는 없었지만 앉아 쉴 수 있는 곳은 많았습니다. 간단한 두물머리 소개글들이 있더군요. 참! 차를 가지고 오신 분들은 이 곳에 주차를 하신 뒤, 세미원을 보시고 두물머리로 도보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대부분 이 곳에 차를 대고 걸어가시더군요.
 


공원을 거닐다가 가을을 발견했습니다. 몇 컷 찍다가 혼자서 우수에 젖어버렸죠. 참았던 담배를 한 대 피웠습니다. 납엽을 닮아 저도 살짝 바삭해지고 싶었거든요.
 


무더운 여름 뒤, 반가운 가을이 반가워 자꾸만 셔터를 누르게 되더군요.


공원을 나와 허기를 채우러 갔습니다. 삼거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쌈밥집에 들어갔습니다. 9000원이라는 단가에 걸맞게 양이 무척 푸짐하더군요. 다 먹고 싶었지만, 위가 작은 저는 반이나 남기고 나왔습니다. 갑자기 단체손님이 와서 정신도 없었고요. ^^


양수역을 뒤로 하고,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먼저 이동합니다. 세미원과 연꽃박물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아래 사진은, 아담한 연꽃박물관입니다.
 


박물관 내부 또한 아담했습니다. 3층으로 된 전시관이 있고, 올라가는 계단마다 연꽃 관련 사진들이 걸려있었습니다. 정성은 갸륵하나, 두서없는 전시물들에 살짝 혼란스러웠죠! 그래도 열심히 봤습니다.
 


1층은 특산물 판매와 카운터가 있고, 2층부터 전시물들이 있었습니다. 2층은 연꽃의 역사, 연꽃의 효능과 같은 이론적인 내용들이 놓여 있었죠. 

 


3층은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연꽃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요. 역시 한국은 음식강국임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이라는 식물도 못 먹는 부분이 없었었습니다.


박물관 뒷쪽에 입구가 있는 세미원으로 이동합니다. 세미원은 연꽃을 주제로 조성해 놓은 테마파크 개념입니다. 출사 나온 이들이 이 곳을 가장 선호한다고 하더군요. 입장료는 3000원입니다.
 


개구리 왕눈이가 휙~ 뛰쳐나올 법한 연못, 이런 곳에서 오래 머물면, 선비가 될듯 합니다.
 

 
 세미원을 나와, 반대편으로 쭉 걸어가면 작은 다리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드디어! 두물머리 이정표가 보입니다. '환경생태공원', '별빛미로공원', '양평소나기마을' 등의 이정표들이 저를 유혹했지만, 그 곳은 추후에 차를 가지고 가기로 마음 먹고, 두물머리 산책로로 발길을 옮깁니다.
 


양수리는 그야말로 시골이었고,허름하다 못해, 누추한 상가들이 즐비하더군요. 양수리는 팔당댐이 건설되기 전, 그린밸트로 묶이기 전까지만 해도 매우 번성한 나루터라고 합니다. 서울의 마포나루, 뚝섬과 뱃길을 잇던 곳이었는데 한순간 상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죠. 그런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양수리의 간판들이 70~80년대의 추억들을 매만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두물머리 산책로입니다. 동화에 나올법한 강둑길이 1km 정도 놓여 있습니다.


강과 갈대, 나무, 샛길이 어우러진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낮선 정취를 뿜었습니다.


흐드러진 갈대들이 기울어지고,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길쪽으로 구부러졌다는 이유로 잘려나간 고목이네요. 연세가 좀 있어 보이는데, 저 나무님 서운하시겠어요.


앗! 연애질 중인 오리 한쌍을 발견했습니다. 암컷이 먼저 날아와 앉았고 수컷이 따라와 자꾸 추근대고 있습니다.
 


급기야 수컷이 암컷의 머리를 눌러 물에 집어넣는 만행을 저지르고 마는군요! 제가 '야! 그러지마'라고 소리질렀지만, 녀석은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산책로 중간쯤에 옛 두물머리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노랗게 바랜 사진 속 주인공들은 오랜도록 이 강가를 볼 수 있어 기쁘겠더군요.
 


산책로 중간 중간 살풋한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화개장터처럼 있을건 다 있더군요.
 


요상한 조형물을 발견했습니다. 군데군데 의자 조형물들이 있는데, 저게 설정인지, 실제로 농부들이 앉아 쉬는 곳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두물머리에 닿을 즈음, 석창원이라는 전시관이 나타납니다. 분재 화분과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된 전시관이라서 약간 덥더군요.
 


저희 아버지가 좋아하실만한 꼬마분재화분들! 살 수 있다면 하나 사고 싶었습니다.
 


분재 전문가가 다룬듯한 솜씨였습니다.
 


하우스 내부에 이런 길도 놓여 있지요.


인공폭포가 있었습니다. 바위와 식물을 이용해 아름다운 풍경을 모사해 놓았습니다.
 


인공폭포 바닥에 다슬기가 많았어요. 갑자기 재첩국이 떠 오르는걸 보면 이제 슬슬 배가 고픈가 보네요.


조금 특별한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겸재 정선이 그렸다는 금강산도를 재현해 놓은 모형이었는데요.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한 금강산의 모습에 정성이 묻어 있었습니다. 불현듯 등산이 하고 싶어지네요. 전 역마살이 분명한가 봅니다.

 

석창원을 나와보니 본격적인 연밭이 시작되는군요. 약간 철이 지나, 조금 시들어진 모습이지만, 그래도 연밭은 늘 이색적입니다.
 


연밭 사잇길에서 소년과 소녀가 뛰어놀 것만 같군요.

 
 연밭에 눈멀어 있다가 강이 서운할까봐 반대편을 바라보았습니다. 산그늘이 멋지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잠깐! 연줄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저 붉은 것은 무엇일까요?


 강아지는 절대 먹지 않는다는, 강아지풀입니다. 손가락보다 훨씬 길던 강아지풀, 지나가는 사람마다, "이거 강아지풀 맞아?"라고 물었습니다.
 


두물머리를 코앞에 두고, 쓸쓸한 황포돛배가 강가에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황토로 물을 들인 돛을 단 배'라고 하여 황포돛배라고 한다지. 전국을 여행하면서 강가 주변에서 황포돛배를 종종 보곤했다. 소설 속에도 자주 등장하고, 노랫말로도 많이 쓰인 이 녀석은 한국의 정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듯 합니다.


하늘로 솟은 돛보다, 강 속으로 잦아드는 돛그림자가 더 깊어 보입니다.


한참을 서서, 저 배의 사공이 나라면.... 생각하다가 '저기 사진 좀 찍어주세요'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던 기억.

 
 두물머리에는 네 척의 황포돛배가 있었습니다. 강 위에 세 척, 육지에 전시되어 있는 한 척.
 


자! 이게 그 유명한 400년 묵은 느티나무에요. 많은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던 조상님이라 그런지, 포스가 느껴집니다. 헬기로 찍지 않는 한, 전신사진을 찍지 못할만큼 커다란 느티나무! 아쉽게도 울타리가 쳐진 채, 접근불가였어요.


두물머리 강가에 쭉~ 놓여있는 바위의자 위에, 하나, 둘, 셋이 모여 여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워, 무엇이 아득하여 이 곳에 와서 책을 읽고, 강을 바라보고, 간식을 먹는가! 그리고 난 이 곳까지 흘러들어 두물을 한 시간 동안 바라본 까닭은 무엇일까? '만남'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해 봅니다! 강과 강이 만나는 곳, 강과 연꽃이 만나는 곳, 강과 둑이 만나는 곳,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여기까지입니다. ^^

오전 8시에 출발하여, 오후 5시에 귀가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문득, 간식을 싸 갔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먹거리는 살짝 없었거든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주변 '소나기 마을'에 한 번 가고 싶네요. 
 

사진 찍기 좋은 곳 시리즈
1탄 : 주산지(가을) (http://shininho.tistory.com/25) 
2탄 : 
항동철길(여름) (http://shininho.tistory.com/55)
3탄 : 문래창작촌(가을) (http://shininho.tistory.com/83)
4탄 : 서대문형무소(가을) (http://shininho.tistory.com/93
)  
5탄 : 남이섬(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40)  
6탄 : 항동철길(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41) 

7탄 : 안성목장(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44)
8탄 : 철원 고석정&삼부연폭포(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52)
9탄 : 두물머리(가을) (http://shininho.tistory.com/155)
10탄 : 교외선(겨울) (http://shininho.tistory.com/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