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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 詩

[詩] 칸나 - 이문재


칸나

이문재


따뜻하게 헤어지는 일은 큰일이다

그리움이 적막함으로 옮겨 간다

여름은 숨가쁜데, 그래

그리워하지 말자, 다만 한두 번쯤

미워할 힘만 남겨두자

 

저 고요하지만 강렬한 반란

덥지만 검은 땅 속 뿌리에 대한 

가장 붉은 배반, 칸나

 

가볍게 헤어지는 일은 큰일이다

미워할 힘으로 남겨둔

그날 너의 얼굴빛이 심상찮다

내 혀, 나의 손가락들 언제

나를 거역할 것인지

 

내 이 몸 구석구석 붉어 간다


 

이문재,『산책시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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